저도 정말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종합복지관에서 매일 야근하다가 대상포진 초기증상까지 받고 그만뒀는데, 그 이후 취업준비 과정에서 생활고와 마음의 상처가 겹치면서 우울증 중기 수준까지 갔던 것 같습니다. 그때 청년 마음건강 바우처를 알게 되었고, 이 제도 덕분에 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상담사님과 나눴던 대화들이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청년 마음건강 바우처, 실제로 써본 후기
청년 마음건강 바우처는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여기서 바우처(voucher)란 정부가 지원금을 직접 주는 대신,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을 제공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본인은 서비스 비용의 10%만 부담하면 되고, 나머지는 정부가 지원해 줍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솔직히 처음엔 '상담이 정말 도움이 될까?' 싶었습니다. 제가 겪었던 건 긴 야근 업무로 인한 번아웃(burnout)과 취업 준비 스트레스, 그리고 이별 후 전 남자친구의 집착까지 겹친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번아웃이란 업무나 일상생활에서 장기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신체적·정서적으로 완전히 소진된 상태를 말합니다. 학대상담 업무를 하면서 대상자들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하다 보니 제 마음은 이미 바닥났던 거죠.
상담은 사전·사후 검사를 제외하고 5~7회 정도 진행됩니다. 어쩌면 적은 횟수처럼 보이지만,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가면서 단기간에 확실히 효과를 봤습니다. 전문 상담사님이 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시고, 제게 맞는 공감과 해결 방법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제 속에 있던 결핍과 표출하고 싶었던 표현들을 마음껏 쏟아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상담사님께서 말씀하시길, 제가 상담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최대한 단기간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서 효율이 더 증폭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신청은 주민등록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하거나 복지로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시간을 핑계 삼아 집 밖도 나오고, 나온 김에 조금 더 머리 환기를 시키는 시간을 가졌던 것도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청년 정신건강 지원, 이것도 꼭 알아두세요
청년층의 정신건강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2021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우울 평균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취업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감이 겹친 결과입니다.
저도 취업준비생 신분으로 오랜 시간 보내면서 다른 청년들과 도태되었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원하는 직무를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생활비 부담이 있고, 생계를 위해 일하자니 준비할 시간이 없는 악순환이었죠. 이런 시기에 정부의 청년 지원 정책은 준비 기간에 정서적 안정감을 확보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청년 마음건강 바우처 외에도 다양한 지원 사업이 있습니다. 주요 프로그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정신건강 정보 포털, 국가 트라우마 센터 카카오 채널 등 비대면 심리 지원 서비스
- 전국 5개 국가권역 트라우마 센터와 260개 광역·기초 정신건강 복지센터의 청년 맞춤형 서비스
- 청년 조기 중재 센터의 정신 질환 초기 발견 및 집중 치료 연계 지원
- 2030 세대 대상 일반 건강검진 시 정신건강 검사 확대 실시
특히 건강검진 관련해서는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기존에는 20세, 30세 이렇게 10년마다 정해진 나이에만 정신건강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20대에 한 번, 30대에 한 번 본인에게 필요한 시기에 받을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고혈압, 당뇨, 비만 등 17개 대상 질환에 대한 검사를 격년 주기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자립준비청년, 즉 만 18세까지 아동복지시설에서 자란 뒤 독립한 청년들을 위한 지원도 강화되었습니다. 2022년부터 월 30만 원씩 지급되던 자립 수당 지급 기간이 보호 종료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확대되었고, 전국 17개 시도에 자립지원 전담 기관이 순차적으로 개소되어 주거, 생활, 교육, 취업, 심리 상담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는 '자립정보 ON' 스마트폰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년 취준생들은 생활비 부담과 오랜 준비 기간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이 큽니다. 실제로 제 경험상 이런 시기에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 수 있습니다. 정부의 청년 지원 정책은 단순히 돈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준비 기간 동안 정서적 안정감을 확보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청년 마음건강 바우처 덕분에 저는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고, 웃음도 되찾았습니다. 아직도 자존감이 좀 떨어진 것 같다 싶을 때면 그때 받았던 상담이 생각납니다. 여러분도 혼자 힘들어하지 마시고, 이런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청년 기본법상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니, 주저하지 마시고 가까운 주민센터나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 보세요.